
오는 4월 23일 오후 3시, SK하이닉스의 2026년 1분기 실적이 공개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고, 주가는 이미 4월 한 달에만 43% 넘게 오른 상황입니다. 여기에 HBM4 공급망 이슈, ASMPT의 TC본더 수주 소식, 그리고 반도체주에 몰리는 신용거래 자금까지 — 이번 주 코스피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들이 한꺼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이 모든 퍼즐 조각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DS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조~40.4조원 수준입니다. 매출 추정치는 약 53.1조원이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이 약 19.2조원이었으니, 단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점프하는 셈입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습니다. 첫째, SK하이닉스는 현재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약 62% 점유율로 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3E 물량의 대부분을 혼자 공급하는 구조죠. 둘째, 1분기 DRAM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75% 상승했습니다. 단가가 이렇게 뛰면 물량이 같아도 매출은 폭증합니다. 셋째, AI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범용 메모리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HBM 시장 62% 독점 + DRAM ASP 75% 급등 — 이 두 숫자가 1분기 실적의 핵심 엔진입니다.
실적 발표 당일에는 HBM4 출하 현황, 2분기 가이던스, 미국 관세 영향에 대한 경영진의 코멘트가 특히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HBM4 추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점유율 방어 전략에 대한 힌트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HBM 공급망 쪽에서도 의미 있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싱가포르 반도체 장비 기업 ASMPT가 HBM4 12단 적층에 필요한 TC(열압착)본더 장비를 복수 고객사로부터 선제적으로 수주했다는 내용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고객사 중 하나로 SK하이닉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링크드인에 올라온 축하 메시지 등 정황 근거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TC본더는 HBM 칩을 층층이 쌓을 때 열과 압력을 정밀하게 가해 접합시키는 핵심 장비입니다. HBM4부터 단수가 12단으로 높아지면서 공정 난이도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장비 교체 수요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ASMPT는 2025년 한 해 TC본더 매출이 146% 급증하며 전체 매출(약 2조 5,700억원)을 이끌었고, 현재 전체 TC본더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시장의 절대 강자는 한미반도체(71.2%)입니다.
2026년 1분기 수주 전망도 밝습니다.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40% 수준의 수주 성장이 예상되며, 이는 최근 4년 내 최고 분기 수주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16단 대응 신규 장비 개발이 진행 중이고, 20단 이상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도 일부 적용될 예정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신용거래, 일명 빚투입니다. 최근 코스피 신용잔고 데이터를 보면 분위기가 확연히 읽힙니다. 3월 말 22.56조원이었던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가 4월 16일 기준 23.43조원으로 약 3.8% 증가했습니다. 약 보름 사이에 거의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더 들어온 셈입니다.
종목별로 보면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집니다.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같은 기간 3.20조원에서 3.44조원으로 7.6% 급증했고, SK하이닉스도 2.17조원에서 2.23조원으로 2.7% 늘었습니다. 4월 주가 상승률을 보면 이 숫자들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됩니다. 삼성전자는 4월 한 달 +30.1%, SK하이닉스는 무려 +43.1% 올랐으니까요.
4월 한 달 SK하이닉스 +43.1%, 삼성전자 +30.1% — 반도체 대장주로 자금이 이토록 빠르게 몰린 건 AI 기대감과 실적 모멘텀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자금 유입의 동력으로 AI 반도체 수요 기대감과 실적 모멘텀을 꼽고 있습니다. 단기 급등에 올라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상황인 만큼,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 반응이 이 자금의 향방을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빚투만 늘어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고액 자산가들도 최근 반도체주와 방산주에 집중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소위 '큰손'들이 먼저 포지션을 쌓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부분입니다. 이들의 선택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도 눈에 띄는데, 주가 상승 폭이 더 컸던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증가율이 더 높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번 주 시장은 미국-이란 2차 종전 협상 결과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면 글로벌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협상이 난항을 겪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죠.
결국 이번 주 코스피는 크게 두 가지 축 — SK하이닉스 실적 발표(4월 23일)와 미국-이란 협상 추이 —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한 주가 될 것입니다.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접어든다면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어느 하나라도 시장 예상을 벗어나면 단기 조정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번 주처럼 모든 재료가 한꺼번에 겹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실적 발표, 지정학 이슈, HBM 공급망 뉴스까지 — 말 그대로 변수의 총집합이네요. 아, 여기에 신용잔고까지 단기 급등 구간에서 빠르게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라는 전망 자체는 꽤 높은 공감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은 항상 '예상치 대비 서프라이즈 여부'에 반응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죠.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경영진의 2분기 가이던스나 HBM4 출하 속도에 대한 코멘트가 오히려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ASMPT의 TC본더 수주 소식은 HBM4 양산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힙니다. 16단, 그리고 그 이상의 HBM 적층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한미반도체, ASMPT 등 소부장 생태계 전반의 수혜 여부도 함께 지켜볼 만한 포인트입니다. 이번 주, 시장의 방향성이 어떻게 결정될지 함께 주목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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