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6일, TSMC가 2026년 1분기(1Q26)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요 지표가 전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었습니다. 매출, 순이익, 총이익률, 영업이익률, EPS… 하나도 빠짐없이 시장 예상치를 넘겼죠. 여기에 2분기 가이던스와 연간 전망까지 모두 상향이라, 시장이 다시 한 번 TSMC 이름 앞에 고개를 숙이는 분위기입니다. CC Wei 회장의 어닝콜 발언도 눈여겨볼 내용이 많습니다. AI 수요 전망, 공급 부족 지속 기간, 2nm·3nm 증설 계획까지 — 꼼꼼하게 짚어봤습니다.
이번 1분기 실적은 한 마디로 "전항목 어닝 비트"였습니다. 매출액은 NT$1조 1,341억(USD 기준 약 359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전분기 대비 8.4% 성장했습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무려 40.6% 성장이라는 숫자가 눈에 띕니다. 가이던스 상단이었던 358억 달러도 살짝 뛰어넘었고요.
수익성 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총이익률(GPM) 66.2%는 컨센서스 64.5%를 1.7%p 상회했고, 가이던스로 제시했던 63~65% 범위의 상단도 훌쩍 넘겼습니다. 영업이익률은 58.1%로, 이 역시 컨센서스 55.6%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순이익은 NT$5,72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급증했고, 순이익률은 50.5%에 달합니다. EPS는 NT$22.08로 예상치 NT$20.96을 5% 이상 웃돌았습니다.
총이익률이 이렇게 오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예상보다 높았던 전체 가동률, 둘째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 셋째 전분기 대비 우호적인 환율(USD/NTD 31.59)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웨이퍼 출하량은 4,174천장(12인치 환산)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습니다.
특히 플랫폼별 구성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HPC(고성능컴퓨팅) 비중이 6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작년 1분기 59%, 작년 4분기 55%에서 계속 올라오는 흐름이고, 스마트폰(26%)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계절적 요인으로 11% 감소, 차량 부문도 7% 줄었습니다. AI 중심으로의 구조 개편이 숫자로 확인되는 대목이죠.
CC Wei 회장은 어닝콜에서 AI 수요를 두고 "극도로 견조하다(extremely robust)"는 표현을 직접 사용했습니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확신이 담긴 발언이었습니다.
핵심은 AI의 진화 방향입니다. 기존 생성형 AI와 쿼리 응답 방식에서, 에이전틱(agentic) AI — 즉 스스로 판단하고 명령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비되는 토큰 양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AI가 더 복잡하게 작동할수록 필요한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연산은 결국 첨단 반도체 위에서 돌아가죠.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를 포함한 고객과 그 고객의 고객으로부터 매우 강력한 신호와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다." — CC Wei, TSMC 회장 (2026년 1Q 어닝콜)
지역별 매출 비중에서도 이런 흐름이 보입니다. 북미 비중이 76%로 전분기(74%) 대비 더 확대됐습니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북미 빅테크들의 첨단 공정 주문이 압도적이라는 증거입니다. 반면 중국 비중은 9%에서 7%로 줄었습니다. 기술 노드별로 보면 7nm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했고, 그 중 5nm가 36%로 가장 큰 비중을 유지했습니다.
참고로 7nm 이하 매출을 시계열로 보면 체감이 확 됩니다. 2024년 1분기에 약 NT$340억이었던 수치가, 2026년 1분기에는 NT$730억을 넘어섰습니다. 불과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겁니다. AI 인프라 투자의 속도가 이 한 줄 데이터에 다 담겨 있습니다.
실적 자체도 좋았지만, 시장이 더 반긴 건 미래 전망이었습니다. 2분기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전항목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TSMC가 제시한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USD 390억~402억 달러입니다. 중간값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1.7%, 전분기 대비 +10.3% 성장에 해당합니다. 컨센서스가 379~381억 달러였으니 10억 달러 이상 상회한 셈입니다. 총이익률 가이던스도 65.5~67.5%(컨센 64.1~64.7%),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도 56.5~58.5%(컨센 55.2~55.7%)로, 모두 예상치를 넘겼습니다.
연간 전망도 상향됐습니다. 기존 "약 30% 성장"에서 "30% 초과 성장"으로 톤업됐습니다. CC Wei 회장은 "강력히 확신한다"는 표현을 쓰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컨센서스로 잡혀 있던 +32% y-y와도 부합하는 수준입니다.
수익성 관련 리스크도 빠짐없이 언급했습니다. 하반기부터 2nm 초기 양산이 시작되면서 연간 총이익률 2~3%p 희석이 예상되고, 해외 팹 확장에 따른 초기 단계 희석도 2~3% 수준입니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특정 화학물질·가스 가격 상승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다만 TSMC는 다중 공급원 전략, 안전재고 확보, 대만 정부와의 LNG 협력 등으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3 공정의 총이익률은 2026년 하반기부터 회사 평균 수준을 상회(cross over)할 전망 — 수익성 개선 방향 지속
이번 어닝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발언 중 하나가 바로 공급 부족 지속 기간입니다. TSMC 측은 수요가 계속 강하고 규모도 커지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 밑도는 상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이에 클린룸 구축을 앞당기고, 장비 업체와도 협력해 증설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증설 계획도 구체적으로 공개됐습니다. 핵심은 N3(3nm) 용량의 대규모 확충입니다.
자본 지출(CapEx) 계획도 기존보다 상향됐습니다. 2026년 예산은 520억~560억 달러 범위 중 상단에 근접할 전망입니다.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는 2026~2028년 합산 CapEx가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26년 550억, 27년 650억, 28년 800억), 이 역시 이전 전망치 1,900억 달러보다 상향된 수치입니다. TSMC는 "높은 CapEx는 항상 더 높은 성장 기회와 비례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주 배당도 분기·연간 기준으로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재무 건전성도 탄탄합니다. 순현금은 NT$2조 3,263억으로 전분기 대비 NT$2,907억 증가했고, 자기자본비율은 68.5%입니다. 2025년 4분기 주당 현금배당 NT$6.00이 승인됐으며, 배당락일은 2026년 6월 11일, 지급일은 2026년 7월 9일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TSMC 실적 발표를 쭉 정리하면서 새삼 놀랐습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관세 이슈, 중동 리스크까지 온갖 잡음이 있었는데도 수치가 이렇게 나왔다는 게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특히 CC Wei 회장이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는 점, 그리고 연간 성장률 가이던스를 '약 30%'에서 '30% 초과'로 슬쩍 올린 디테일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AI 수요 자체가 생성형에서 에이전틱 모드로 진화하면서 연산 수요가 구조적으로 더 올라가고 있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AI가 인기다"라는 수준이 아니라, AI의 작동 방식 자체가 더 많은 첨단 칩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이 N2·N3 램프업 속도와 하반기 수익성 희석 규모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종 전반의 향후 흐름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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